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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
짧은 해
서쪽 하늘 너머로 지고
어스름 밀려올 때
산밑 초가집 고요함에 잠긴다
호롱불 앞에
돋보기 끼고 구멍 난 양말 깁는 어머니
겨울을 보수한다
화롯가에
둘러앉은 코흘리개들
군고구마 익기를 기다리며
군침 흘린다
이따금
문풍지 사이로
매서운 바람 찾아와도 있을 곳 없어
북녘 하늘로 휘휘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