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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호수

겨울 한파를 이겨낸

철사토막 같은 나목 가지 사이로

봄은 수줍게 미소 짓고 있다

정적(靜寂)과 언 호수 수면에는

임이 보낸 따스한 사랑의 선물

아지랑이가 나풀거리며 솟아오른다

봄이 오는 바람 사이의 흐릿한 길목

맞닥뜨리는 추위에

개나리는 부르르 몸을 떨면서도

가지마다 노란 망울을 물들인다

아직도 차가운 심연의

호숫가지만 미끈거리는 봄의 훈풍

사금파리 야생초 사람냄새

손과 발을 달고 날아다니는

아이들 소리가 눈앞에 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