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어느 가을날
하늘을 덮은
은행나무 가지 사이를
가로지르는 전깃줄들이
슬퍼 보이는 어느 날
후두둑 후두둑
열매 떨어트리는 소리가
내 영혼을 깨운다
나는 무슨 색깔의 옷을 입고 있나요
나는 무슨 열매를 맺고 있나요
깊게 패인
상처 보듬으시는 손길
내 삶을 노랗게 물들이고
사랑의 열매 후둑후둑 떨어트리는
은행나무가 되라는 속삭임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