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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에서 만난 윤동주

*

황혼이 짙어가는 


창가에서 깊은 고뇌 안으로 삼키며


바람과 하늘과 별과 시 노래하던 맑은 영혼


암울한 밤을 지날 때에도


결코 절망에 자신을 내주지 않고


동심의 세계를 노래함은


초심을 지키려는

영혼의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탁류(濁流)에 휩쓸린 


소중한 영혼들 흔적 없이 사라질 때 


그대는 십자가 나뭇가지 붙잡고 


요동치는 탁류를 견디어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바랐던 그대는 저 광야에 핀 한 송이 백합화


이제는 하늘의 별이 되어


어두운 광야에 찬란한 빛 비추어 준다

* 영화 "동주"를 보고 쓴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