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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필 무렵

달빛 타고 하얗게 대지를 수놓던 밤

사랑의 씨앗을 심고 생의 질곡을 걸어왔다

그리움 안고 다시 찾은 봉평

그 밤의 향기 코끝에 여전하건만

시간의 물레방아는 돌이킬 수 없어라

떠난 임 꿈처럼 아늑하여도

진한 연심(戀心) 쌓이어 하얀 꽃으로 피었다 지고

곱던 얼굴에 흘러온 세월이 그윽하다

미풍에 비둘기 날아와

속삭이듯 임 소식 전해주니

오랜 그리움의 여정이 막을 내린다

달빛 아래 메밀꽃 쏟아지던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