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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색동저고리
꽃댕기 곱게 매고
까치 까치설날 노래 부르며
맞았던 고운 설날
푸짐한 차례상 앞에
어르신들이 들려주던 옛이야기
뿌리를 배워가는 시간이었다
세뱃돈 욕심에
온 마을 휘저으며
색동옷 흙투성이 만들었던
까만 얼굴의 개구쟁이들
서울에서
설 쇠러 내려온
하얀 얼굴의 소녀가
처음 수줍음을 알게 하였던
어린 시절의 설이
지금도 설레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