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ous Page  110 / 114 Next Page
Information
Show Menu
Previous Page 110 / 114 Next Page
Page Background

109

나를 눈으로 확인하려 한다. 작가적 현실을 소박하고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천 리 길을 달려왔어도 호두나무는 보이지 않

네/바가지에 잔치국수 말아주던 볕에 그을린 아낙의 순박한 웃

음이 그립다// ‘나’라고 하는 화자는 정신적이든 현실적이든 그

리움이 사라져 버린 자리에서 ‘자아’의 만남을 시도하고 자신

과 대화하는 것이다. 비교함으로서의 체험을 바탕에 두고, 너

른 사색의 채를 통해 정서와 사상을 담게 시도하고 있다. 일테

면 일상의 보편적인 꾸밈없이 적나라하게 노출되어 있음을 보

게 한다. 이런 보통의 이야기가 지닌 의미는 무엇일까. 화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인생, 보편적 삶은 일체의 가식이나 허구를

동반하지 아니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의미화한다.

새벽을

깨우는 기적 소리

작별이 아쉬워 길게 울어본다

이제는 떠남의 시간

기지개 크게 켠 후

검은 동체를 이끌면서

머나먼 여정을 떠난다

얼마쯤

달려야 하는지

누구를 만나러 가는지

어떤 사연이 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종착역을 향해 달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