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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여정에 외로운 나그네
오늘의 바쁜 일상 마치면
그 나라로
나도 기적 소리 울리며 떠날 것이다
── 기적 소리, 전문
친구의 주검을 보며 세월이 떠나가는 소리, 작별이 아쉬워하
는 소리를 내며 먼 여정을 달려간다고 표현했다. 화자는 육십
갑자를 한 바퀴 돈 이순
(耳順)
이고 얼마 있지 않아 종심
(從心)
이
될 것이다. 언젠가 화자도 기적 소리를 내며 마땅히 가야 할 곳
으로 떠날 것이다. 그런 그에게도 유년 때의 첫사랑이 있었고,
첫사랑의 소녀와 뚝방길을 걸으며 나누었던 이야기를 소담스레
기억하고 있다.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의 함박눈에도 첫사랑
의 소녀가 눈에 밟혀 온다.
이게 인생이다. 우리가 삶아가는 참모습이다. 친구의 마지막
생을 단조로운 묘사가 아니라 내면에 비친 단어, 모래사막의
신기루 같은 삶을 통찰하고 있다. 파스칼의
《
팡세
》
의 첫 장에
는 인간의 두 정신을 말한다. 섬세의 정신과 기하학의 정신이
다. 여기서 섬세의 정신은 자신을 향한 구심력의 정신이고, 기
하학의 정신은 육체의 필요성을 말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외
부세계를 파악하기 위해서 영혼의 눈이 필요하다. 화자는 꿈
을 찾기 위해 또 다른 장
(章)
을 펼칠 수 있는 본능적 의도를 바
탕에 깔고 있어 목회자의 길을 선택했으리라 싶다. 그게 아니
고 직업으로 선택한 것이라면 진실과 허위라는 대비적인 개념
으로 사회현실을 탐구하고자 하는 의혹, 아무리 믿기를 강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