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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향기 받아
온몸으로 주님의 꽃 피우더니
이제는 하늘의 백합화로 피어납니다.
── 어머님, 전문
화자에게는 오월에 핀 보랏빛 라일락이 어머니를 닮았고, 그
꽃향기는 기도로 다가오는 어머니의 사랑이다. 평생 어머니는
연약한 몸이지만 가족 앞에서는 강철같이 강한 어머니였다. 그
런 어머니가 돌아가고 없고 이제 화자의 가슴에는 하늘의 소중
한 백합화로 자리 잡고, 가슴을 아리게 하고 그리워하는 자성
적 시다. 이런 시를 자신을 돌아보는 자조문학
(自照文學)
이라고
한다.
이런 자조와 자상
(仔詳)
은 곧 화자의 인격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그의 시 어디에서나 쉽게 발견하게 된다. 아니 그의 시 전
편은 이러한 맥락에서 파악되어 진다. 어쩌면 이런 삶의 태도가
독자에게 은은하면서도 일면 강한 목소리로 들려 오게 하기도
한다.
충청도 산골 마을
한 아기가 태어났다
사대 독자 귀한 몸
불면 날아갈까 가슴 졸이며 애지중지 키웠다
일본 유학도 행여 어찌 될까 아니 보내고
시골 촌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