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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혹한을 견디고
싹을 틔우는 대지를
촉촉이 적셔 준다
떠났던 임 오시는
반가운 소리에
참았던 설움이 북받쳐
눈물 흩뿌리는 여심이여
임이 오신 기쁨인가
덩실덩실 봄비의 춤사위 속에
버들강아지가 수줍게 미소 짓는다
꽃잎이 떨어진 자리에
봄의 향연을 위한
초록색 얼굴 내민다